
제1화 : 구석의 연기
낡은 원룸 안, 사방이 어두컴컴한 구석에 혼자 덩그러니 앉아 있다.
손가락 사이에 끼워진 말보로 레드 한 개피가 타들어 가며 붉은 불빛을 뿜어낸다.
깊게 빨아들인 숨과 함께, 짙은 담배 연기와 무거운 한숨이 방 안을 가득 채운다.
무엇이 나를 이 지독한 절망으로 빠뜨린 것일까. 도대체 뭐가, 언제부터 잘못된 것일까.
아무리 생각을 더듬어봐도 알 수가 없다.
갑자기 눈시울이 뜨거워지더니 눈에 무언가 맺히기 시작했다.
애써 참아보려 고개를 뚝 떨구었지만, 차가운 장판 바닥 위로 무언가가 뚝, 뚝, 뚝 떨어져 내린다.
이것은 서글픈 눈물일까, 아니면 절망의 끝자락일까.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알 수 없는 서러움이 파도처럼 복받쳐 오른다.
이 좁은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면 나를 기다리는 것은 지옥 같은 삶뿐이다.
냉혹한 현실, 숨 막히는 사람들의 시선, 당장 내야 하는 고지서들. 그렇다고 이 어두컴컴한 구석에 가만히 머물러 있자니,
꼬리에 꼬리를 무는 미친 생각들에 갇혀 숨이 막혀 죽어버릴 것만 같다.
‘나는 왜 여기서 이러고 있는가. 내 인생은 언제부터 이렇게 꼬인 걸까.’
세상에 나를 알아주는 존재도 없고, 나를 알려고 하는 존재조차 단 하나도 없다.
나는 이 끝없는 세상 속에 홀로 갇혀버린, 그저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하나의 먼지일 뿐이다.
난 이제 어디로 가야 하는 걸까. 왜 하필 여기에 존재하는 걸까.
담배가 필터 직전까지 타들어 가 손가락 끝이 뜨거워질 때쯤,
바닥에 떨어진 낡은 스마트폰의 액정이 징- 하며 어둠을 밝혔다.
발신인은 모르는 번호였다.
전화를 받을 힘조차 없어 가만히 쳐다보고 있자, 이내 진동이 멈추고 짧은 문자 메시지 한 통이 도착했다.
[선배 맞지? 나 진수야. 혹시 아직 거기에 살고 있어? 내일 잠깐 볼 수 있을까 해서.]
후배는 5년 전, 내가 모든 것을 잃고 사람들을 피해 숨어버리기 직전까지도 내 연락한통 안받고 피하던 후배였다.
왜 하필 내가 인생의 가장 어두운 구석에 처박혀 있는 오늘, 그 놈이 또 연락 온 것일까.
문자창을 바라보는 내 손 끝이 잘게 떨리기 시작했다.
이 문자를 확인하는 순간, 내가 필사적으로 닫아걸었던 과거의 문이 다시 열릴 것만 같았다.
밖으로 나가면 지옥이 기다리고 있겠지만,
저 문자는 지옥같았던 그 기억을 다시한번 더 떠올리게 만들지도 또 다른 지옥을 만드는 먼가의 유혹이 될지도 모른다.
담배 연기가 방 안에서 서서히 흩어져 사라져 가고 있었다. 나는 침을 한 번 삼키고 스마트폰을 쥐었다.
(제2화에서 계속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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